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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참전기
작성자 정봉
작성일 2011-03-08 (화) 17:56
홈페이지 http://vetkor.com
분 류 특별
ㆍ추천: 0  ㆍ조회: 2324      
IP: 112.xxx.125
참전수기 - 그때 그녀는 ....
참전수기
     
 
 
그때 그녀는 ....
백마 28연대 3대대 10중대
투이호아 인근 해발 1.500 메타 고지 능선
배구 코트만한 바위가 덮혀있는 입구에 그네들이 지펴 밥을해먹은 아궁이에 불씨가 아직까지  살아 있었다.
중대장은 반질 반질 나 있는 동굴 입구를 들여다 보고 동굴속을 수색 할 것을 명령했다
동굴 수색 ? 
참으로 난감한 일이였다
동굴 수색은 한마디로 목숨을 건 용기가 필요했다
단지 고성능 랜텀과 대검으로만 무장한채 만약의 경우 백병전으로 적을 제압해야한다
중대장으로부터 명령을 받은 나는 사실상 동굴 수색에 참여할 용사를 공개 모집했다
소대장과 같이 동굴에 들어갈 용사 2명만 나와라
나는 위험한 동굴 속 수색을  부하에게 맡길 수가  없었다
한참 후에   분대장  박하사와 몇이서 의논을 한 후 2명이 자원을 했다
ㅎㅎ 박하사 나는 이미 넌줄 알았지 ?
그리고 박하사 분대 소속인  손 병장
그는 얼마전에 무공 수훈자로 한국에 휴가까지 다녀온 용감한 전우다
지원자가 결정되자 소대는 한동안 서로가 말이 없었다
나의 전령 김상병은 소대장님 꼭 이렇케까지 해야겠읍니까?
그는 나의 이런 행동을 몹시 염려스럽다는  표정으로 내심 만류하고 있었다
야 임마 나 안죽어  괜찮아 ....
그를 포응하며 등을 토닥거려줬다
 
동굴속으로 진입 전 필요한 준비물을 하나 하나 점검을 했다
월남 동굴은 단순한 동굴이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몇층으로 미로처럼 요새화 되어있다는것을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었다
x 반도에 매달려 있는 수류탄 2발과 1 메타 남짓 나무가지에 대검을 칭칭감고  왼손에는 동굴수색용 랜텀과 탄띠에 비상용 로프도 잊지 않고 챙겨 매 달았다
 
동굴속은 들어갈수록 칠흑처럼 어두웠다
바위와 바위틈에 살림 도구와 나무가지로 만든 침대도 보였다
1층 2층 3층 문자그대로 계단식 동굴길은 식은 땀이 나올정도로 음침한 전율이 감돌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옆에서 뛰어나와 내 목을 휘어감고 무성무기 공격을 당할것만 같은 불안이 엄습한다
우리 셋은 가급적 간격을 최대한 좁혀 서로간  뒤로 손을 내밀어 주며 조심스럽게 전진하고 있었다. 20분이 지난 쯤 정적이 감돌던 동굴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귀가 쭹끗 신경이 쭈삣....
 지하수가 흐르는 물소리였다
직감적으로 여기가 동굴 끝이구나 ....
허나 묘한 아기 울음소리 신음소리 같은 인기척이  육감으로 느껴졌다
그제서야  박하사는 나에게 눈으로 신호를 보내왔다
고개를 끄덕 알아서 해 ....
 그 순간 박하사는 물밑 납작한 바위틈에 랜텀을 들여대고 무조건 걸리는대로 손을 넣어 사정없이 잡아당겼 먼가를 끄집어 냈다.
아이를 가슴에 꼭 안은 채 한 여자가  딸려 나왔다
아니 세상에 이럴수가 .....
더 이상  수색할 필요가 없어 그녀를 데리고 동굴을 조심스럽게 빠져 나욌다
 
작전 중 포로는 무척 귀찮은 존재다.
별도로 경계병이 따라 다녀야 하고 사실상 적군 대동하고 전투를 하는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아이가 딸린 엄마
월남군 통역으로 파견된 편의대 복장의 통역관이  즉석 심문에 들어갔다
 슝 어다우 (총이 어디있느냐)
나중에 안일이지만 그녀는 월맹군 연대장 마누라였다고 하며 자기 남편은 미군 비행기 폭격으로 죽었다고 한다
그날 따라 아무런 전과도 못 올리고 중대는  사기가 말이 아니였다
설상가상으로 고산족 몬타나족을 산 중턱쯤에서 무려 18명이나 잡아 데리고 온 2소대 대원들...
사실상 그네들은 베트콩이 아니고 고산에서 살아가는 고산족이였으나 그마져 나중에 아는 일이었다. 대대에 보고를 한 후  할 수 없이 하루밤 야영을 하고 헬리콥터로 랜딩을 할수 있는 개활지까지 내려와 포로 후송을 하기로 했다
 
그날 저녁 야영은 나의 천막 옆에서그녀를 재웠다
무전병이 밤샘 보초를 섣다
전쟁은 어린 아이와 여자에게는 문자그대로 지옥이다
아침에서야 나는 그녀에게 복숭아 과일 C 레이션을 한통 따서  내밀었다
어제와는 달리 다소 진정된 표정이였다
그리고 나에게 고맙다며 힌 이빨을 내보이며 웃어준 그녀
산속에서 사는 여자치고는 너무 이뻣다 
 
그날 10시쯤 무사히 개활지까지 내려와 UH 헬리콥터에 그들 20명을 실어 보냈다

전장에서 포로는 첩보가치가 있나 없나로 생사  갈리기도 한다
전과로 인정 해 주지도 않은  포로
경계병까지 별도로 배치한는등  작전상  전투력 손실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난감해하는 중대장의 표정이 그런저런 이유였을 것이다
허나 나는 은근히 포로 수용소로 후송 할 것을 주장하며 중대장의 눈치를 살폈다
 
얼굴에 악기라고는 없는 김상호 중대장님
그때 당신의 선택은 옳았읍니다.
 
언듯언듯 그때일을 떠올리면서 가끔씩 전쟁터지만 낭만으로 간직하며 혼자 웃기도 한다 
지금쯤  베트남 어디엔가 행복하게 살고 있을거라 확신하면서 그녀의 축복을 기원한다 
(2010-11-04 (목) 00:25):정봉
   
 홍진흠
2010-11-05 18:05
정봉님은 사십여년전의 백마의 28연대 3대대 10중대의 한 소대장님이셨군요.
느닷없이 글이 올라와 좀은 당황했습니다. 우선 이곳 전우회 등록과 자세한
자기소개를 해 주심 더욱 좋겠습니다.
    
 정봉
2010-11-06 10:07
네 감사합니다 챙겨주셔서....
별로 소개 할 것도 없는 평범한 소시민입니다.
한 시대 역사의 족적을  남긴 우리 파월 장병들 ..
그때 일들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살고 있읍니다
여러 전우님들과 부담없는 당시의 상황을 공유하며 우리의 존재를 이렇케나마 확인하고 싶네요  
올해 단풍이 유난히 곱다고 하네요. 이 가을에 고운 단풍처럼 고운 꿈 꾸시길....
    
 홍진흠
2010-11-07 23:35
정봉 소대장님! 감사합니다. 저는 1669년 12월에 파월한 맹호1연대 1대대 2중대 1소대 3분대장이었으며
전우사회에선 홍하사로 통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처음글을 쓴곳이 이곳이아닌 다른곳이기에 계속 그곳에
글을 쓰고있습니다만 저는 양쪽 다 오갑니다. 행여 시간이 계시면 한번 봐 주십시오. www.vietvet.co.kr
"살아가는 이야기" 에만 현재104편이 실려있답니다.물론 참전수기도 "꽁가이 이야기" 로 16편이 있구요.
(미완성) 목록 좌측 빈칸에 홍 진흠(반드시 姓 다음에 한칸 띄워야 함)이라고 치심됩니다.그럼 남은 휴일도
잘 쉬십시오. 충성!
    
 정봉
2010-11-12 10:21
홍선생님 ! 월남 꽁가이하고 맺지못한 사랑이야기 넘 가슴조이며 읽었읍니다. 전쟁으로 인한 슬픈 love story.
그 나마 그 입장을 알고 챙겨주시는 조강지처님의 숭고한 인간애는  감동그 자체였고요 .. 눈물을 참으려 혼이났네요
항상  남은 여생을 그렇케만 사시면 후회 안하실것 같네요 . 부럽습니다 ..홍선생님 화이팅
    
 홍진흠
2010-11-16 03:03
정봉 소대장님! 무슨 홍선생님씩이나 입니까?  월남당시의 계급대로 그냥 홍하사라고 불러주심
마음 편하고 고맙겠습니다. 이다음에 만날기회가 있으시다면 꼭 손이라도 한번 잡아뵐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 어디에 계시드라도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만사형통하시길 빌겠습니다.
 
이름아이콘 참전자
2014-12-09 21:07
지하 땅굴 수색 온몸이 땀으로 젓습니다. 땅굴 기어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를 못합니다. 참드로 생생한 전투수기 잘 보았습니다. 혼바산 밑을 기어간 기억이 생생하군요. 멋진 수기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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