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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참전기
작성자 晩書(만서)
작성일 2015-02-17 (화)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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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빈둥을 생각하며


뭐지? 왜? 이렇게 가슴이 뛰고 마음이 편치 않은걸까? 일요일(2월15일)인데, 모처럼 약속이 없으니 차분하게 부탁받은 글 한편 쓰겠다고 작정하고 컴퓨터 앞에 앉기는 했는데, 무엇인지 알 수없는 것이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도무지 마음이 잡히지 않는다. 끊어야지, 끊어야지 하면서 아직도 끊지못하고 있는 담배에 습관적으로 손이 갈뿐 한 줄도 써지지가 않는다. 한참을 멍하게 맨붕에 빠져 허덕이다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검지와 중지사이엔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가 끼어있는 그대로다. 담배를 꺾어 재떨이에 집어던진다. 공연히 담배에게 화풀이를 한거다. 방안을 서성거리고 있는데 핸드폰이 운다. “모처럼 일요일인데 뭐 하시나?” J의 전화였다. “어 그래 우리 술 한 잔 어때?” 술시(酒時)가 되기엔 아직 이른 시간인데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그렇게 약속을 했다. 약속시간 오후4시까지는 2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어차피 글쓰기는 틀렸으니 친구와 술이나 한 잔 할 생각으로 컴퓨터를 끄고 천천히 외출준비를 하면서도 오늘 아침부터 마음을 장악하고 있는 정체모를 무엇인가를 생각해 내려고 머리를 짜보아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전철을 타고 약속장소로 나가는데 다시 핸드폰이 운다. “어! 초심!” 초심은 내가 처음 컴퓨터와 인연을 맺은 때부터 쓰던 닉네임이다. 초심이라고 부를 사람은 캡틴뿐이다. 그때야 생각났다. 온종일, 아침부터 마음을 무겁게 누르고 있던 것의 정체가 캡틴선배의 전화로 밝혀졌다. 아! 그래, 오늘이 그 날이었던 거였다. ‘짜빈동 전승 기념일’을 어제까지 기억했는데,,,,,,.


그랬다. 1967년 2월15일을 기억해 낸 것이다. 나는 그 전투에 직간접 적으로 참전하지 못했다. 유감스럽게도 그 후 7개월 후에 파월되었기 때문이다. ‘신화를 남긴’ 그 역사의 현장에 나는 없었다. 그러면서도 48년 전 그 날에 가슴이 뛰고, 마음이 답답한 것은 그 전투에서 돌아오지 못한 15인의 해병들과 생존전우들의 역사가 세계 전사(戰史)에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던 필자로서는 어쩌면 당연했는지 모른다. 바로 그 짜빈동 전투의 승전일이였던 것이다. 북한괴뢰집단이 저지른 천인공노 할 동족상잔의 전쟁으로부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투를 하면서 얻어진 우리 해병대의 애칭은 선배해병들이 이뤄놓은 것들이지만 ‘신화를 남긴 해병’이란 이름을 얻은 짜빈동 전투는 우리 시대에 해병이 청룡이란 이름으로 만들어진 자랑스러운 애칭이다. 그 전투 후 필자는 청룡의 일원으로 그 전장(戰場)에 있었다. 해병대 대표적인 6대작전을 7대작전으로, 중대원 전원 1계급특진, 등 세계의 군사평론가들은 이 놀라운 전과를 ‘신화창조’라고 했다.


그러나, 아~그러나 도저히 잊어서는 안 되는 그 전투가 조용히 역사 속으로 묻혀간다. 얼마전만해도 해병대스스로 그날을 잊지 않고 기념하고, 그 전투에서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을 추억하는 작은 행사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마저 중단되어 당시 짜빈동전투에 직접 참전했던 전우들만 옛 전우들의 묘역을 찾아 그날을 회상한다. 그들 전우들의 귀에는 처절했 던 아비규환의 비명이 들리고, 눈을 감으면 꽃같이 불꽃처럼 산화한 전우들의 모습이 선연한데 국제정치외교라는 명분으로 승전기념식을 할 수 없다는 것인데, 같은 명분으로 어째서 우리는 언제까지나 타국의 눈치를 보아야하는가? 베트남과의 외교문제라지만 그들은 짜빈동전투를 왜곡해서 치욕을 감추고, 우리는 있는 것도 쉬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가난하고 못살던 시대에 강대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겠지만, 지금은 그 때와 사정이 달라졌지 않은가? 일본이 독도를 심심풀이 땅콩으로 알고 들먹여도 꿀 먹은 벙어리처럼 묵묵부답이고, 사드를 배치해서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는 것이 국가안보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일임에도 중국과 러시아의 눈치를 봐야 하는 현실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삼전도의 굴욕이 트라우마가 되었는가? 이제는 굴종의 역사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국익을 위해 무엇이 우선인지 우리의 주장을 펼쳐야 할 때가 아닌가? 개인은 가급적 군자가 되어 시시비비에 말려들지 않고 너그러워 진다하더라도, 그것이 국가의 문제라면 양보가 미덕이 아니다. 상대가 강하게 나오면 약해지는 습성을 북한은 늘 이용해 왔다. 큰 소리한 번치고 핵실험한다고 을러대면 물밑접촉이라는 명분으로 퍼주고 고맙단 소리 제대로 들어보지도 못하는 뭐 이렇게 허약한 나라가 있는가 말이다. ‘뭐가 무서워 피하는 게 아니고 더러워서 피한다.’고 항변한다면 참으로 할 말 없지만, 국가가 어디 개인이 생색내라고 존재하는 것인가.


증강된 일개 중대병력으로 그 열배가 넘는 훈련된 월맹정규군을 상대로 혈전을 치루고 마침내 조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만천하에 드높인 짜빈동 영웅들을 더 이상 슬프게 해서는 안 된다. 역사를 잊은 나라에 미래가 없다고 일본에 충고할 여력이 있다면 내 나라역사를 바로 새기는 일, 우리 청소년들에게 짜빈동의 신화를 바르게 알려주는 일 또한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그것은 부인할 수 없는 준엄한 역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 때의 용사들이 두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작성일 : 2015-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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