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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참전기
작성자 初心
작성일 2009-01-24 (토) 10:43
분 류 특별
ㆍ추천: 0  ㆍ조회: 1579      
IP: 121.xxx.52
호이안 전선의 전운(6)-(7)-(8)

 
공포의 122m/m 라켓트 포

대부분의 대원들은 처음으로VC와 월맹 정규군의 기습으로,

첫 전투 경험을 했고, 그 교전으로 인하여 주인공은 끝까지 살아남는,

전쟁영화 같은 현실에서 “나는 죽지 않는다.” 라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적의 기습당시 갑자기 캐리바30이 나가지 않았을 때 그 절박함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총기를 분해결합 한 초병의 행동은 평소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웅변해주고 있었다.

맹호A포대 앞의  베트공 거점마을에서는 여전히 미동도 없다.

그들은 아마도 맹호를 자극해서 마을이 없어지는 것을 원치 않고 있는 것

같았다.  

포병대대를 기습해서 청룡의 포를 무력화 시키고, 대대적인 공격을 하려던

적의 계획이 무산되자 적은 포병을 어쩌지 못한 채 이른바 구정 대공세를

감행했다.

우리와 같이 음력1월1일을 명절로 생각하는 그들은 구정을 기해

24시간 혹은 48시간의 휴전을 제의하고, 우리 측이 합의함으로서

잠정적으로 휴전이 성립되는 것인데, 해마다 그 약속은 마지막 단계에 가서

그들이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대적 공격을 해오고는 했다.

그 공격은 어느 한 지점이 아닌 청룡부대 전역에 걸쳐서 치열하게 전개 되었고,

특히 3대대9중대 와10중대는  그때의 공격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른바 구정공세는 추라이에서도, 호이안에서도 있었지만, 통상1968년 구정공세를

가장 치열했던, 적의 대대적인 공격으로 보고, 구정공세 하면 68년의 호이안 전투를

지칭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아마 3대대9중대 의 일개소대40여 명 중에 생존자가

7명뿐이라는 믿기 어려운 전투도 그때의 일이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당시 그 전투에서 생존한 대원들의 증언에 의하면,

아군진지에 적이 침투하여, 피아간에 구분이 안 되는 상태에서,

백병전을 치렀을 뿐 아니라 옆 사람에게, 전우인줄 알고,

“야! 실탄 좀 줘” 하고 말하면 옆에 적이 놀라 서로 반대방향으로 뛸 정도로

혼전을 했다고 하니 그 전투가 얼마나 치열 했을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또 2대대의 어느 중대는 피아간에 작은 고지에서 마주보고 있으나,

적도 아군도 실탄과 전투식량이 바닥나서 빤히 쳐다보고만 있었다고도 한다.

보급품을 공수할 헬기가 적의 스나이핑으로 인하여, 뜨지 못함으로,

식수가 없어서 자신의 소변에 커피를 찐하게 타서 목마름을 달랬다는 일화도 있다.



이 무렵 적은 포병대대를 직접공격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새로운 방법으로 포병을 괴롭히기 시작 했다.

종전에 81m/m 박격포를 포병진지에 날려 보내던 적은 아군의 반격 사격으로

그마저 무산되자, 그 때까지 등장하지 않았던 122m/m 라켓트 포로 공격하기

시작 했다.

이 포는 우선 날아오는 소리가 기분 나쁘다. 그 소리가 들리면 모골이 송연해지고,

알 수 없는 공포가 엄습한다. 바로 내 머리에 떨어지는 것 같은 착각을 할 정도로,

여하튼 기분이 묘해질 뿐 아니라 그 포탄의 크기도 엄청 길어서 그 파편만 봐도,

몸이 오싹 할 정도로 대원들을 전전긍긍 하게 했다.


어느 날 아침 부대에 파견 나와 있던 월남군 중사가 상황실에 나타났다.

그는 좌표를 짚으며, 오늘 월남군(우리는 앨빈이라 불렀다.) 이 그 지역으로

작전을 나간다고 보고 했다. 요는 자신들이 그 지역에 나가니, 그 지역엔

포 사격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오후 그 지역의 관측 장교로 부터 사격요청이 들어왔다.

“OP 거기엔 앨빈이 작전 중이므로 사격할 수 없다. 오버” 작전장교가 무전으로,

직접 말했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거기 대규모 적이 집결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관측 해보기 바란다. 그들은 앨빈이다.”

“이런 답답하게, 아 진짜 적입니다. 어서 쏘세요.”

이렇게 관측장교와 작전 상황실의 실랑이 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이삼일 후에는 작전 나갔다가 돌아온다며, 그 많이 휴대했던 수류탄 등

탄약을 모두 소비하고 돌아오는 일이 잦았다.

심증은 가지만 증거가 없었으나, 후에 밝혀진 바로는 그 탄약들이

적에게 고스라니 넘어 갔다고도 한다.


군사정보 대에 근무하던 남 모 상병이 적에게 납치되었던 때도 그쯤인데,

여단 정보(G-2)에서 남모 상병이 석방되었다며, 미군이나, 월남군에게

발견되기 전에 청룡이 먼저 찾으라는 지시가 남 상병의 사진과 함께

정보보고로 내려 왔다.

그러나 남 상병은 그로부터 몇 일후 2대대 정문으로 걸어들어 왔고,

즉시 귀국 시켰다는 후문이다.


“친애하는 청룡 장병 여러분! 여러분은 이역만리 남의 나라에 와서 왜?

미군의 총알받이가 되려 하십니까? 지금 즉시 총 뿌리를 미군의 심장으로

돌려대고, 귀순하십시오.” 하면서 아군을 선무하는 우리말 방송과 함께,

우리민요가 구슬프게 들려왔고, 당대의 인기가수 이미자, 패티 김 같은

가수들의 노래가사를 개사한 노래가 전선의 밤을 애처롭게 하기도 했다.

드디어 북한에서 파견된 소위 군사고문단의 활동이 재개 되었고,

또 아군에게는 북괴군 생포 및 시신 확인에 따른 현상금이 걸렸다.

첩보에 의하면, 북한 군사고문단은 한국군으로 위장하고 우군에게 협조적인

마을을 무차별 공격하여, 양민을 대량 학살하고, 한국군의 만행이라고

주민들을 선동하여 그 보상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했는데,

이 같은 만행은 추월 한국군 주둔지역 곳곳에서 조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것을 확인 할 길이 없어 현상금을 걸었지만, 그 성과는 없었다. 그러나

작금에 부분적으로 양민학살 운운 하는 것은 그때의 그런 이유가

아닐까하고, 필자는 생각한다.


“대대장님! 적의 122mm 라켓 진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라켓이 발사될 때 지상으로 약 20m 정도의 불꽃이 올라갑니다.

우리 관망대에서 관측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 정도라면 관측이 될 거야”

“그리고 여기 OP 와 여기 이 OP 가 동시에 관측을 해서 세군데 방향을

선으로 연결하면, 라켓의 발사장소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맞아 그 선을 연결하면, 삼각형의 꼭짓점이 나오겠지?”

이렇게 해서 그 공포의 122mm가 날아오는 지점을 확인 하고 반격 사격을

하기로 결정되었다. 관망대 근무자를 병에서 대대지원부서 참모들로 교체하고,

그 장교들과 병이 함께 근무하면서 라켓이 날아 올 때 불꽃의 방향을

파악하여 상황실에 보고하라고 지시 했는데,

포병장교가 아닌, 수송관, 보급관, 같은 이들의 웃지 못 할 실황 중계가 되어

대대장을 노하게 하기도 했는데,

라켓이 날아오면, 그 불꽃을 확인 하고 방향을 제시해서 세군데 관측결과를

선으로 연결하여, 반격 사격을 하기로 했는데, 이 분들은 라켓이 날아오자

관망대 엄폐호에 머리를 넣고

“ 주계방향에 한발 떨어 졌습니다, 앗 이번엔 작전 벙커 옆입니다.”

“ 야! 이 O OO 너 지금 누가 낙탄 중계방송 하랬어! 포가 날아오는 방향을

대란 말이야 당장 상황실로 내려와!”

그렇게 해서 근무 중이던 두 사람이 상황실로 내려가 대대장에게 호된

질책을 받고, 다시 근무 요령을 숙지하고 막 상황실을 나가려는 그 때

“쓔~~~우우쓕” 하는 라켓이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고, 곧이어 “꽈~광”

하는 폭발음이 들렸다.

갑자기 상황실에 불이 나가 버렸다. 암흑! 어둠은 공포였다.

고요, 전장에서 고요는 불안이었다. 무전기의 소음조차도 숨을 죽이고 있는,

상황실 “비상 발전기를 돌려!” 작전장교의 음성이 어둠속에서 들려왔다.

다시 상황실에 불이 들어 왔다. 상황실 중앙에 대대장이 우뚝 서있고,

정보책상 앞에 내가 서있을 뿐 작전장교도, 작전하사도, 그리고 여러 명의 통신병도

보이지 않았다. 모두 자신이 서 있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책상 밑으로 들어가

있었다.

상황실 위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관망대가 반쯤 파손되어 기울어 졌고,

상황실의 그 육중하고 우람한 대들보가 반쯤 부러져 약간 내려앉았다.

다시 한 번 운명은 십여 명의 생명을 희롱하고 있었다.

관망대 근무자가 대대장에 호출이 없었다면, 상황실의 대들보가 아주 부러져

무너졌더라면, 전장에서 아무리 인간의 생명이 초개와 같다한들,

신이라고 해서 이렇게 인간의 생명을 가지고 놀아도 되는 것일까?


그렇게 그 공포의 122mm 라켓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있었지만, 정작

그 라켓으로 부터 우리를 지켜준 것은 모래 땅 이였다.

그 긴 포탄이 모래가 완충작용을 해준 덕분에 그 절반쯤 만 깨진다는 것

그것으로 그 포탄의 효능(?)은 반감되었던 것이다.(반파된 포탄 탄피들 사진 보관)

그 후로도 우리는 그 라켓의 방향을 읽어 즉시 반격사격을 했으나,

라켓을 잡지 못했다. 마치 영화 라바논의 요새처럼 특공대를 보내 진지를

폭파 하지 않는 한은  적 라켓 공격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이 수수께끼는 내가 귀국한 후에 밝혀졌고, 밝혀진 즉시 라켓을 잡았다는

소식을 전장에 남아 있던 전우들에게서 편지로 보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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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 전선의 전운(7)
적의 122mm 라켓포는 시도 때도 없이 밤이면 날아와서 우리를
괴롭혔다.
그러나 우리의 벙커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견고했기 때문에,
직격탄을 맞지 않는 한 비교적 안전했다.
문제는 신속정확 하기로 정평이 있는 대한민국 해병대의 포병이
한낱 라켓포를 잡지 못해서야 자존심의 문제가 아닌가?
더구나 라켓포가 뜰 때는 인근의 보병대대에서도 육안으로 확인할
정도의 불기둥이 솟아오르는데도 불구하고 아군의 반격사격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으니 대대지휘부의 고민은 말이 아니었다.
지금도 내 낡은 사진첩에는 그 징그러운 122mm라켓트 포의 포탄
잔해를 찍어노은 사진이 당시를 말해주듯이 보관되어 있다.
그 공격으로 우리 의무실이 날아가 버린 일은 이미 기술 했거니와
그로인해 우리 대원들이 받는 스트레스(당시엔 그런 말이 없었던 것 같다.)는
노이로제 수준이었으니, 우리들이 그 가공할 라켓포로 인해 전사한
의무실 전우들을 위한 복수의 칼을 갈고 있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어느 날 아침
인사 봉급담당 행정병 고 대순 병장이 내게 왔다.
“선임하사관 님 여단에 갑시다.”
“여단본부? 나 여단에 갈 일 없는데”
“같이 갑시다. 내가 맥주 살 테니”
“안가, 오늘 할일도 있고, 저녁엔 전투도 봐야 하고,”
그때 진중에선 영화 “전투”를 일주일에 한 번씩 상영해 주고 있었다.
지금은 그 배우 “앤더슨” 중사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 영화의 자막이 없어도,
전쟁 상황이라 서인지 모르지만 신기하게도 그의 말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고 대순 병장은  내게 여단 본부에 봉급계산차 가는데 함께 가자고 집요하게
졸라댔다. 평상시 같으면 못 이기는 채 하면서 함께 갔을지도 모르는데,
여하튼 그날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고 대순 병장은 그렇게 혼자 여단본부로 떠났다. (나와의 길동무를 포기하고,)
그날 밤 우리는 영화 전투를 관람하면서 전장의 밤을 보내고 있었는데,
9시쯤이나 되었을까? 내 사무실의 E-8전화기의 벨이 유난히 요란하게 울었다.
“선임하사관님 전화 왔습니다.” “야 한창 신나는데, 어디야?”
“여단 방첩대라는데요.” “알았어!” 대답을 하고 수화기를 들었다.
“정보 선임하삽니다”
“거기 고 대순이라는 대원이 있습니까?”
“네 우리 인사 행정요원 입니다. 만 무슨 일입니까?”
“지금 와서 시체 확인 좀 해주십시오.”
“뭐요? 시체라니 ? 고 대순인 지금 여단본부 봉급계산 문제로…….”
말이 꼬여 제대로 되지 않는다.
“예 해안가에서 시체로 발견 되었습니다. 서류가 2802부대 서류고,”
수화기 저쪽의 사람은 말을 끝내지 않은 채 여하튼 속히 오라고만하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작전장교 조 설현 대위에게 상황보고를 하고, 작전 장교와 함께
찦을타고 여단본부로 달렸다.
아직도 그 도로 좌우에는 밤이면 우리말로 된 삐라가 살포되고 있고,
가끔은 부비트랩이나 대전차지뢰가 매설되기도 하는 늘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우리가 완벽하게 장악하지 못한 도로로, 밤에는 여간해서 가지 않는 길이였다.
그러나 상황이 상황인지라 가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어서 운전수를 포함하여
세 사람이 그 길을 최고속도로 주파하여 여단본부에 도착했다.
너무 참혹했다.
“어떻게 된 겁니까?” 작전장교가 물었다. 무심코 따라들어 온 박 상병이
시신을 보고는 입을 틀어막고 밖으로 뒤쳐나갔다.
“해변에서 발견 되었는데, 아군 포 낙탄에 당한 것 같습니다.”
“아군 포라니요? 작전장교가 대들듯 소리쳤다. 그도 그럴 것이 대대에서
오늘은 그 방향으로 사격한 일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작전장교가 아닌가?
“확실한건 없습니다. 다만 시신의 훼손정도로 봐선 중화기 이상인 것 같은데,
이 지역에 적이 출몰했다곤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105mm가
아니라면 4.2인치 일수도 있겠지요.”
방첩대 대위는 그렇게 담담하게 대답했다.
“여하튼 시신을 확인 했으니, 돌아가셔도 됩니다.”
고 대순 병장은 왜? 해변을 걸었는지 그만이 알 수 있는 일이겠으나,
그렇게 여단본부 앞 해변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오늘 아침 나와의 대화가 그가 남긴 마지막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만약 나와 함께 갔더라면 그러면 나는 또 그 운명을 어떻게 피해갈 수 있었을까?
이렇게 전장에서의 운명은 아슬아슬하게 비켜가기도 하고, 엄청난 아픔을
안아야 하기도 한다. 작년에도, 또 그 전해에도 나는 고 대순의 묘역을,
찾아 동작동에서 그에게 거수경례로 영원한 안식을 빌어주었다.
보병 전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포병이, 그것도 안전이
보장된다는 행정병도 그 이상한 전쟁에서는 전사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사건이었다.
그 후 그가 주고받았던, 편지들의 답장을 내가 대신해 줬는데 그것도 사실은
내게 고통이 아닐 수 없었다.(거짓말을 해야 했음으로)

호이안으로 이동해서 초기에는 아군의 피해가 적지 않았다.
지리적 숙지도 안 되었고, 점차 북진을 하고 있는 셈이었기 때문에
적의 저항이 완강했기 때문이었다.
그 중에서도 3대대 아홉 중대와 열중대가 많은 피해를 입었다.
언제 까지 이 밀고 당기기의 전쟁놀이가 계속될는지 기약 없는 전장에서
병사들은 서서히 지쳐가고 있었고, 때로는 자포자기 상태에서 무모하게
돌격을 감행하다가 전사하기도 했고, 전우의 참혹한 전사를 보면서
인간이 아닌 야수로 변해가고 있었다.

“내일 아침 9시 이전에 아침식사를 끝내고, 전 대원은 동쪽 하늘을 보라.”
이런 내용의 전통이 왔다.
“무슨 일인데” “동쪽이 어느 방향이야?” “디엠반 쪽인가?”
우리는 아침을 일찍 마치고 모두 동쪽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푸르렀다. 전장만 아니라면 참으로 아름답고,
낭만이 물씬 풍기는 그런 하늘이었다.
이렇게 평안해 보이는 이 나라에 언제나 평화가 오려나?
우리는 그들의 평화를 지켜주기 위해서 여기 서있는것이다.
갑자기 동쪽 하늘이 어두워지는 것 같다고 느끼는 순간 “쿠 쿠쿠쿵” 하는
묵직한 폭음이 들리는 가 했는데 사무실이 지진이라도 만난 것처럼 흔들리고,
동쪽 하늘에서는 번쩍하는 빛이 보였다 싶은데 거대한 버섯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어~~~어 저게 뭐야? 원자탄 아니야?” 누군가가 소리쳤다.
“야 임마 원자탄이면 우리보고 그것을 보라고 했겠어?”
그랬다 그것은 B52의 가공할 폭격이었다.
우린 비행기도 보지 못했지만, 그 거대한 항공기는 이 아름다운 나라의 산하를
그렇게 유린하고 있었다.
현대과학의 첨단무기를 가진 거대한 공룡과 상대적으로 원시적이라고 할만한
재래식 무기를 가진 겁 없는 사람들과의 전쟁이라니, 처음부터 싸움이라고도
할 수 없는 이 불공평하고 이상한 전쟁에 우리는 이미 너무 깊이 들어와 있었다.
폭격현장에서 8km 정도 떨어진 우리진지는 사무실이 크게 흔들리는 정도였지만,
현장에서 4km정도 떨어진 디엠반의 우리6중대는 늦게 식사한 사람들이 모래바람
으로 준비된 식사에 모래가 섞여 식사를 못했다고, 6중대 주계장인 동기생
최 인철 하사에게 후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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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 전선의 전운(8)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던 해병들에게 청룡이라는 이름으로
전장으로 떠나라는 조국의 지엄한 명령은 그들을 전장의 용맹한 전사가 되게 했다.
내 분신처럼 믿었고, 나를 죽음의 문턱에서 살려줬던 그 형제 같던 전우가
바로 지척에서 쓰러져 갈 때 청룡은 야수가 되어 갔다.
부비트랩, 적 스나이퍼의 저격, 보이지 않는 적의 박격포, B40, AK소총
그리고 가공할 120mm 라켓포 세상에서가장 강력하리라 믿어지는 그 땅의
모기들, 울창한 밀림, 땅굴, 이 모든 것들과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청룡들은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강력한 적을 맞이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것은 황폐해져 가는 정신세계속의 갈등과 노이로제 현상이었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이십대 초반의 젊은 해병들에겐 그것은 무서운 적이
아닐 수 없었다.

6중대 주계 장으로 임무를 수행하던 최 인철 하사는 진해사람으로 나하고는
하사관 학교 동기생이다.
그 동기가 그런 와중에 그 전장에서 돌아오지 못한 것도 그 갈등으로 인하여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
그 전장에서는 자신의 직책과 는 별도로 또 다른 임무가 있었다. 그 하극상 사건이 나던 그날 밤 최 인철 하사는 주계의 일을 끝내고 야간 순찰중이였다.
“근무 중 이상무” “그래 수고한다. 별일 없나?” “네 이상 없습니다.”
“그럼 계속 수고하라” “계속 근무하겠습니다.” 이렇게 그는 각 초소를 돌면서
병사들의 근무상태를 점검하고 있었다.
내일 아침 식사의 부식은 무엇으로 할까? 라고 궁리하면서, 다음 초소에 들어선
최 하사는 이맛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근무 중인 초병이 음주를 하고, 흐트러진 모습으로 방탄조끼도 벗어 놓고,
개인 화기는 저 만치 내동 이쳐 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야! 너 술 먹었나?” “그래, 먹었다 어쩔래?” “이런, 이런 놈 봤나?”
“흐흐 술 좀 먹었는데 뭐 잘못된 점 있어?”
전 부터 근무태도가 불량해서 늘 지적을 받던 초병은 더 이상 대화를 할 수 없는
상태로 취해 있었다.
“너 벙커로 들어가 다른 사람하고 교대시켜 줄 테니까” 최 하사는 그렇게 말하면서
초병을 일으켜 세우려고 했다.
“필요 없어, 나 여기서 죽으면 그 뿐이야” 초병은 그렇게 소리치고 있었다.
초병은 울고 있으면서 이 하늘같은 하사관에게 항명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말리고 뿌리치면서 얼마나 신경전을 벌렸을까?
초병이 갑자기 가슴에 달린 수류탄을 뽑아 안전핀을 빼버리고,
“이봐 최 하사관 잘됐네!  우리 여기서 같이 가면 되겠지?” 하는 것이었다.
위험을 감지한 최 하사는 그 초병의 손을 잡고 수류탄을 빼앗으려 했다.
그 순간 수류탄은 초병의 손에서 벗어나 땅에 떨어지고,  “꽝~~”하는
폭발음과 함께 두 사람은 만신창이 되어 쓰러졌다.
이렇게 최 인철하사는 그 전장에서 돌아올 수 없었다. 전쟁은 이렇게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해서는 안 될 행동도 하게했다.

작년 현충일에 동작동에서 말없이 잠들어 있는 그의 묘 비석을 찾았다.
그 앞에서 뜻밖에 그의 친 동생이며, 하사관 후배인 최 인갑 하사를 만났다.
이런 일들은 잘 드러나지 않지만 어디서든지 항상 일어날 개연성이 있기에
우리는 하사관들에게 특별히 지시하여 수병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헤아려
주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려 보내기도 했다.

어느 날 저녁,
석식을 끝내고 중대장 정 진수 대위의 벙커엘 갔다.
노크를 하고 벙커 안에 들어섰을 때 중대장은 당황하며, 눈가를 급히 닦고 있었다.
남 몰래 울고 있다가 내게 들킨 것이었다.
손에는 어제 배달된 편지가 들려 있었다.
“중대장님 집에 무슨 좋지 않은 일이 있습니까?”
“........” 중대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중대장 정 진수 대위는 해간24기로 원칙에 충실한 사람으로 대원들에게는
악명(?)을 떨치고 있을 정도로 철두철미한 사람이었다.
우리는 그를 “찐빵 중대장”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대원들의 입장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찍혀 있었다.
그러나 그 전장에서 원칙이 무너진다면 그 부대의 사기는 어떻게 되겠는가?
그 점에서 그는 훌륭한 지휘관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 냉혈한(?) 정 진수 대위가 고국에서 온 편지를 보고 혼자 울게 한 사연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집요하게 묻는 나에게 그가 들려준 얘기는 오랫동안 몸이 좋지 않던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이 왔다는 것이다. 이 사람에게 뭐라고 위로의 말을 해야 하나?
“중대장님 곧 휴가신청을 하겠습니다.”고 말 하는 게 고작이었다.
전장이라고 하지만 당시에 본국에 그런 일들이 있을 경우 휴가가 가능했다.
“아니야 이미 끝난 일 아닌가? 내가 간다고 그 사람이 살아오는 것도 아니고,
이 일은 자네만 알고 있고 일절 함구해주기 바라네.”
중대장은 담담하게 말 했다.
“중대장님 그래도…….” 말끝을 흐리는 나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애써 어색한
미소를 보이며, “내 부하들을 전장에 남겨두고, 휴가를 간다는 것은 나로서
스스로에게 용납할 수가 없으니, 비밀로 하자는 거야 알겠나.”
정 진수 대위는 그렇게 말했다.
누가 이 사람을 냉혈한 이라고 할 것인가? 이런 중대장을 모시고 있는
중대원들은 진실로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서 중대장 실을 물러 나왔다.
그 분의 말씀대로 나는 그 일을 나만의 비밀로 간직하고 있었으나, 년 전에
그 분이 세상을 떠났다고 들었으니, 이제야 말하는 것이다.
그 후 정 진수 대위가 임무를 마치고 귀국을 한 뒤 헌병출신의 이 승기 대위가
중대장으로 부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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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호이안 전선의 전운(戰雲)(11) 0 初心 2009-02-01 1030
23 호이안 전선의 드리운 전운(10) 0 初心 2009-01-31 992
22 특별 호이안 전선의 전운(9)-(10)-(11) 0 初心 2009-01-31 1500
21 호이안 전선의 전운(8) 0 初心 2009-01-30 993
20 호이안 전선의 전운(7) 0 初心 2009-01-28 987
19 크레모아 터지는 신호로 안케전투가 시작되다. 0 안케의눈물 저 2009-01-25 1032
18 특별 호이안 전선의 전운(6)-(7)-(8) 0 初心 2009-01-24 1579
17 호이안 전선의 전운(5) 0 初心 2009-01-23 1082
16 호이안 전선의 전운(4) 0 初心 2009-01-22 1077
15 특별 호이안 전선의 전운(戰雲)(3)-(4)-(5) 0 初心 2009-01-22 1604
14 호이안 전선의 전운(2) 0 初心 2009-01-2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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